과거 붉은악마의 운영은 전통적으로 축구 국가대표 경기의 서포터석 표 판매에서 출발했다. 응원장비 제작, 국내 및 해외 원정 응원 비용, 사무실 유지비용 등 기본적인 운영을 위한 자금은 붉은악마 회원을 상대로 하는 서포터석 표 판매로 충당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각급 국가대표 축구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붉은악마에게 단체 할인표를 배정해 주었다. 붉은악마는 이 할인표에 약간의 마진을 붙여 회원들에게 판매했다.

붉은악마 회원들은 표를 구하기 힘든 경기의 표도 비교적 쉽고 싸게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할인표는 붉은악마 회원들이 단체에 강한 로얄티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002 시즌 기획팀장직을 수행했던 곽형덕씨는 붉은악마 운영에 있어서 할인표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붉은악마 결성 후 할인표 판매는 모임 운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장에서 응원에 참가하는 것을 바라는 회원도 있었지만, 응원 참가는 일단 경기장에 입장을 해야 가능한 것이었고 입장을 위해서 가장 편리한 방법은 붉은악마를 통해 할인표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중앙 사무국은 할인표를 활용해서 지방 모임들과 각 서포터즈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매년 수백만 원에 이르는 할인표 판매 수익금은 조직 운영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기업체들과 제휴를 맺기 전까지 할인표 판매 수익은 붉은악마 수익 사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표 판매 수익을 바탕으로 붉은악마는 서울의 중앙사무국을 유지하며 각 지방의 모임에 지원금을 보내는 등 기본적인 운영을 할 수 있었다.
한일월드컵 당시 경기장에서 왼쪽부터 반우용 부회장, 신일철 회장, 서동렬 부회장, 신동민 미디어팀장(직함은 2002 시즌 기준), 신인철 회장 앞이 장석호 현 대의원회 의장. ⓒ신동민

붉은악마에서 판매하는 단체할인표는 회원들의 로얄티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통합적인 응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축구협회에서 제공되는 할인표의 좌석은 경기장 골대 뒤의 일부 좌석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사분란한 응원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기와 같이 표를 구하기 힘든 경기에서도 붉은악마는 한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붉은악마의 조직 및 운영형태는 한일 월드컵 이후 대대적으로 개편되었다. 회칙 개정을 통해 중앙 집권식 조직을 버리고 지방 분권식 조직으로 개편했다. 개편의 가장 큰 특징으로 중앙 사무국을 완전히 폐쇄한 것을 들 수 있다. 개편의 배경에 대해 붉은악마 2002 시즌 사무국장직을 수행했던 황태혁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월드컵 대회를 거치면서 붉은악마는 홈페이지 등록 회원만 30만 명에 육박하는 거대 단체로 성장하였다. 홈페이지에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경기장이나 거리에서 유니폼을 입고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분들까지 합치면 그 수를 짐작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과거 PC통신 시절과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운영 면에서는 아직 \'커다란 동아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지방 회원이 적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많은 권한이 중앙 사무국에 집중되어 있어 모임의 성장과 균형적 발전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붉은악마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준하는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 것도 현재 운영 시스템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는 붉은악마를 한국의 대표 단체로 생각하는 일부 국민의 의식과 붉은악마를 토탈 서비스 단체로 생각하는 일부 회원들의 의식도 한 몫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붉은악마는 2003년 2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대의원 회의를 통해 새로운 조직 개편안이 담긴 회칙을 개정하고 이를 인준했다. 붉은악마의 새 회칙은 당시 미디어 팀장이던 필자와 서동렬 부회장이 함께 만들었다.
한일월드컵 이후 세종대 이용수 교수와 함께. 왼쪽부터 서동렬, 신동민, 신인철, 이용수, 황태혁(2002 시즌 사무국장) ⓒ신동민

새 회칙의 주요한 특징은 중앙 사무국을 해체하고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대거 지부와 지회에 이관하는 것이었다. 이관되는 권한 중에는 \'수익 사업, 예산 책정 및 지출에 대한 권리\', \'해당 지역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응원 주도 및 준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함께 새 회칙은 전국에 흩어진 붉은악마 회원들이 능동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고 중앙의 통제가 아닌 지역 모임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붉은악마 집행부는 전국에 흩어진 붉은악마 회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각 소모임에서 금전적인 또는 서포터 마인드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문제들은 소모임 자체적으로 다스려야 할 부분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붉은악마 4대 집행부는 당시 공지를 통해 조직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2002 월드컵을 통해 전 국민이 붉은 옷을 입고 우리가 원하던 4천만의 붉은악마가 되어봤습니다. 몇백만이 거리에 나와 함께 응원하는 믿지 못할 장면도 보았습니다. 이제 붉은악마는 특정 계층의 붉은악마가 아닌 온 국민의 붉은악마가 되었습니다. 위상이 달라진만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국가대표 승리를 위해 모였던 우리의 순수했던 꿈과 그 꿈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일보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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