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8월 10일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친선 경기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처음으로 붉은 옷을 입고 응원을 한 경기이다. 하프 타임에는 축구 전용구장 건설 등을 위한 반짝 시위를 실천하기도 했다. 이 경기에는 250명 정도의 회원들이 참가했다. 회원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응원에 참가한 회원 중 일부는 “환상 속에 있다 온 것 같다”는 감상을 쏟아내기도 했다.

브라질과의 경기 이후 본격적으로 국가대표 서포터즈 클럽 회원들은 이름을 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결국 같은 해 말‘붉은악마’라는 이름이 채택되었다. 외국어 국호를 ‘KOREA’가 아닌 ‘COREA’로 하자는 의견도 국가대표 서포터즈 클럽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1997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붉은악마에서 만든 교환권 <출처- 하이텔 축구동 www.hisoccer.net>

‘붉은악마’로 이름을 확정하고 나선 첫 번째 국가대표 경기는 8월 30일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이었다. 8월 10일 한국과 브라질 대표와의 평가전이 첫 번째 공식 출장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으나 당시 <붉은악마>를 이끌었던 PC통신 하이텔 축구동아리 운영진의 공지사항에 의하면 8월 30일 중국과의 경기가 <붉은악마> 입장에서의 공식 응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단, 8월 10일 경기 때에도 8월 30일 경기와 비슷한 수준의 회원 수와 조직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큰 차이는 없었다.

당시에는 출석 체크를 할 정도로 모임이 작았다. 회원의 등급도 준회원과 정회원으로 나누어 참여도에 따라 승급을 시켜주곤 했다.

PC통신 축구동호회 활동을 하며 프로축구 단체관람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붉은악마’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 국가대표 서포터즈 회원들은 국가대표 응원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엄청난 열정을 보여 줬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천을 사다가 현수막를 만들고, 회비를 모아서 응원도구를 구입했다. 정식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하기 힘들었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해 오기도 했다. <붉은악마> 주변 사람들에게 입히기 위해 붉은 옷을 협찬받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경기 당일에도 몇 시간 일찍 모여 경기장에 응원 도구를 설치하고 뒤늦게 오는 회원들을 안내하고 경기 중에 응원을 할 때에는 경기 후 탈진이 될 정도로 열심히 응원을 했다.

1997년 9월 3일에는 <붉은악마>의 공식 회장 및 집행부가 선임되었다. 회장이 선임되기 전까지는 하이텔의 운영진과 <붉은악마>의 고참 회원들이 서로 일을 나누어서 진행했지만, 공식 임원진이 선발되면서 해외 원정을 비롯한 여러 복잡한 일도 처리할 수 있는 단체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집행부가 구성되고 첫 번째로 치러진 경기는 9월 6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이었다. 이전까지 <붉은악마>가 참가한 경기가 평가전이나 규모가 작은 대회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9월 6일의 경기는 <붉은악마>의 첫 실전 배치라고 할 수 있다. 축구협회는 할인표를 제공해 <붉은악마>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물론 할인표는 이후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월드컵 이후 <붉은악마> 스스로 할인표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 [연재] [신동민] 서포터의 탄생과 조직(2) : 12번째 선수 관리자 2004-07-12 16378
13 [연재] [신동민] 서포터의 탄생과 조직(1) : 서포터의 출발 관리자 2004-06-11 16824
12 [연재] 나의 2002년, 터키와의 평가전을 회고하며. 관리자 2004-06-02 16820
11 [연재] [신동민] 붉은악마의 조직 및 운영(3) : 회장의 역할 변화와 할인권 판매 포기 관리자 2004-05-14 15636
10 [연재] [신동민] 붉은악마의 조직 및 운영(2) : 붉은악마 조직의 변화 관리자 2004-03-31 16068
9 [연재] [신동민] - 붉은악마의 조직 및 운영(1) : 강력했던 사무국 관리자 2004-03-05 15436
8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7 - 프랑스 월드컵에서 배우다. 관리자 2004-02-12 16613
7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6 -네덜란드전의 울분 관리자 2004-01-27 16123
6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5 - 도쿄대첩과 프랑스 월드컵 관리자 2004-01-09 16851
»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4 - 붉은악마 이름으로 응원 관리자 2003-12-18 17169
4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3 - 프로 서포터 등장 관리자 2003-12-06 16288
3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2 - 첫 단체 응원 관리자 2003-11-03 16278
2 [연재] <붉은악마>의 탄생과 발전 1 - 하이텔 축구동 관리자 2003-10-22 17242
1 [연재] ‘붉은악마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관리자 2003-09-26 16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