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 / 장부다

2002년 6월의 추억

지난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 기간동안 한국 국민들은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수백만 명의 한국 국민들이 거리에 몰려 나왔다. 이들은 모두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유니폼 색과 같은 붉은색 옷을 입고, 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며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들의 바람대로 대표팀이 승리를 거듭하면서 세계 4강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하자 거리 응원단은 물론 많은 한국 국민들은 그들에게 잠재되어 있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얻었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국민들은 승패를 떠나, 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한 팀을 응원하는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 배려했다. 한국 언론들은 흥분이 가신 후에도 전에 없이 서로를 사랑하게 만들고, 조국을 자랑스럽게 만든 경험을 되새겼다.

많은 언론들과 학자들은 월드컵의 감격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으로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서포터 <붉은악마>를 꼽고 있다. <붉은악마>의 열정적인 응원과 조직 운영은 많은 한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축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월드컵 이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붉은악마>에게 특별상을 시상했고, 한국체육기자연맹, 한국언론인연합회 등 각종 사회 단체에서도 시상이 잇따랐다.

한국 축구문화의 도약을 위하여

<붉은악마>는 1997년 PC통신을 통해 결성된 조직으로 1997년 6월 코리아컵 대회에서 첫 단체 응원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모이는 작은 규모의 응원단이었다. 이들은 사전에 약속된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당시 <붉은악마>는 회원제로 운영되었지만, 이들은 <붉은악마>의 개념을 \'회원에 가입한 사람\'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붉은악마>의 의미에 대해서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경기에 붉은 옷을 입고 관전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붉은악마>의 초대 회장 및 2002 시즌 회장을 역임했던 신인철씨는 <붉은악마> 회원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초기에 회원제로 운영한 것은 모임 운영, 장비 관리, 경기장 입장권 구매 등 몇 가지 행정적인 이유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었지만, 원칙적으로는 한국팀을 응원하는 모든 사람이 <붉은악마>다\"라고 소개했다.

<붉은악마> 활동을 꾸준히 했던 회원들은 한일 월드컵 기간동안 응원단의 선두에 서서 응원을 이끌었다. 응원구호나 응원가는 대부분 <붉은악마>가 만들어 놓은 것을 사용하였고, 응원하는 방식도 <붉은악마>의 방식을 따랐다.

\"우리도 축구 경기가 진행되는 90분 동안 선수들과 함께 뛴다\", \"우리가 확신을 가지고 응원하면 이길 수 있다\"는 <붉은악마>의 정신은 일반 국민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고 결국 월드컵 기간 내내 강한 결속력을 가진 공동체를 경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월드컵 이후에는 정치인 노무현의 팬클럽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군범죄에 대한 평화 시위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노사모>와 미군에 대한 시위 참가자들은 마치 거리 응원에 참여하듯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섰으며, <붉은악마>의 구호를 응용해 사용하기도 했다. <붉은악마>가 사용했던 응원도구, 특히 머플러와 유사한 도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본 연재는 <붉은악마>의 역사와 의의 등에 대한 연재이다. <붉은악마>의 역사와 그들의 조직운영, 언론과 학자의 평가 등을 통해 단시간에 사회통합적 역할을 했던 원인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한국축구와 팬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축구 문화의 발전에 조금이라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본 연재는 필자의 석사 논문(<붉은악마>의 사회통합적 역할에 관한 연구/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 신문방송학과)의 내용을 다수 참고 했음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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